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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ːCar

권위 앞에 당당하다. 벤츠 뉴 E클래스 E300 ELEGANCE A/T

by David Jeong7 201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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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ing Three-Pointed Star

“쓰리 포인티드 스타” 이 앰블럼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되는 명문 브랜드. 바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래 전부터 자동차 시장을 주름 잡았던 터줏대감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본닛 위에서 반짝이는 벤츠 엠블럼만 봐도 선망의 대상이며 동시에 프레스티지의 상징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이 만드는 차는 트렌드세터들 에게 언제나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시대 흐름을 대표하는 부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 결과 이렇게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다소 보수적이고 고집스러운 부분을 찾아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경우에도 보수적인 이미지는 오래 전부터 유지되어왔다. 그들이 만드는 모델에는 한결같이 닮은 모습이 녹아 들어있고 심지어는 실내에서 풍기는 가죽 향기부터 엑셀페달을 통해 전해지는 스로틀 감각까지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풍기고 있다. 그리고 그 특징을 좀처럼 바꾸려고 하지도 않는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도, 이전의 소비자에게 높은 선호도를 유지했던 모델을 새롭게 바꾸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 끊임없이 선도하려면 뉴 모델의 탄생은 피할 수 없다. 결국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새로운 뉴 E클래스를 출시하였다. 그 동안 진행되었던 풀모델 체인지에서 가장 늦은 E클래스 인만큼 그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Executive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는 Exexcutive를 의미한다.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E클래스는 D세그먼트 내에서 대표되는 선도적 모델이다. 하지만 지금의 E클래스가 있기까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얻어진 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초대 E클래스는 1993년 처음으로 데뷔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전의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인업에는 190클래스와 미디엄 클래스, S클래스로 구성 되어있었다. 그 중 ‘W124’로 불리는 미디엄 클래스가 1993년 ‘W210’으로 풀 모델 체인지 되면서 E클래스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당시에 각진 헤드램프를 버리고 2개의 둥글게 마감한 헤드램프와 유연한 바디라인이 화제가 되었고, 또 한번의 풀모델 체인지는 2002년에 ‘W211’이라는 코드네임으로 한결 더 나은 완성도로 재탄생 되었다. 그리고 2009년, 마침내 ‘W212’ 코드네임으로 탈바꿈한 E클래스가 세계적으로 이목을 이끌며 또 한번의 진화를 이뤄내었다. 그리고 외관에서 풍겨나는 파격적인 스타일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Design

새롭게 다가온 뉴 E클래스의 모습에는 분명히 이전 모델의 모습이 녹아있다. 2분할로 나뉘어진 헤드라이트도 그렇고,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역 사다리꼴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도 그대로 이며, 테일 램프의 스타일 자체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뉴 E클래스는 100% 달라졌다. 말 그대로 이전의 모습은 간간히 녹아있을 뿐이지 파격적으로 완전히 달라진 스타일에는 눈이 적응하기 바쁘다. 이전 모델이 우아하고 고운 터치감과 엘레강스에 특화된 디자인이었다면 이번 신형은 파격적이고 남성적이며 직선적인 게 특징이다.


한눈에 전체적인 스타일을 살펴보면, 최신 세단 스타일의 유행처럼 로-노즈 하이-데크의 모습으로 직선적인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을 조합하여 속도감이 느껴지는 다이나믹한 디자인이다. 전면에는 본닛에 솟아있는 앰블럼을 아래로 한층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를 잡고, 이전의 트윈 서클 헤드램프는 예리하게 도려낸 직사각형 형상으로 변화되어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이다. 범퍼 하단에는 메쉬 그릴 모양으로 에어인테이크를 마련하고 양쪽으로 나뉘어진 안개등 패널에는 LED 램프가 얇게 들어가 있다. 범퍼 형상도 입체적인 라인을 담으면서 역동적인 프론트 뷰를 연출하는데 일조한다.


측면을 살펴보자, 헤드라이트 꼭지점에서 시작하는 펜더 라인부터 이어지는 벨트라인은 트렁크 리드까지 한번에 뻗어나간다. 덕분에 길게 뻗어있는 느낌과 더불어 시원스런 스타일이 빛을 발한다. 게다가 프론트 엔드에서 시작되는 짧은 오버행은 과감한 스타일과 버무려지며 스포티함과 역동성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더욱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은은한 캐릭터 라인과 얇고 반짝이는 크롬 몰딩은 은근히 고급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또 한가지 뉴 E클래스역동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리어 펜더에서 시작되어 테일 램프까지 이어지는 불룩한 바디라인 이다. 이렇게 머슬카 에서나 보일 법한 과감한 터치 감각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용기가 돋보인다.

후면부로 이동해도, 엣지 있는 표면은 계속된다. 높게 위치한 트렁크 리드에는 조각처럼 떨어지고 중앙에 위치한 크롬 몰딩을 기준으로 사각형 테일 램프는 길게 늘어져 있다. 테일 램프에서 풍기는 이미지에는 분명히 이전의 그것과 비슷한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직선적인 디자인에서 분명한 차별화가 느껴진다. 도어패널에서 시작되었던 크롬 몰딩은 후면 범퍼에까지 연장되어 장식되었고, 하단에는 타원형 모양의 머플러 팁으로 은은하게 빛을 낸다.

새로운 E클래스의 차체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70×1,855×1,465mm 으로 이전 모델보다 전장과 전폭이 50mm 와 35mm 늘어나고 공기저항계수는 0.25로 동급 세단에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과감한 스타일 변신과 더불어 기능적인 부분에도 충실한 뉴 E클래스의 디자인에서 역시 그들의 철학이 느껴진다.

Inner Design

이전의 E클래스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인체공학적인 셀렉트 레버 위치와 가죽 시트, 그리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센터페시아와 3개로 분할 된 원형 계기판은 E클래스 고유의 실내 장식이다. 하지만 이번 신형 E클래스에서는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에서도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였다.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은 대시보드 중앙에 마련된 정보 디스플레이 인데, 근래에 메르세데스 모델에서 보여주는 구성이 그대로 적용되어 센터 터널에 마련된 컨트롤러의 명령을 수행한다. 그리고 한껏 여유가 생겨난 센터 터널에는 예전의 셀레트 레버가 사라지고 컵홀더와 콘솔 박스가 자리잡으면서 넉넉한 배치가 돋보인다. 또 한가지 새로운 점에는 스티어링 컬럼 옆에 붙은 셀렉트 레버인데, 이는 위급인 S클래스에서 선보였던 그대로 적용되었다.

뉴 E클래스의 계기판은 이전의 3분할에서 5분할로 늘어났다. 하지만 가운데에 위치한 트립모니터와 떠다니는 속도 바늘은 여전히 계승되었고, 왼쪽에는 아날로그 시계와 연료게이지를 오른쪽에는 타코미터와 수온계를 배치하였다. 또한 신형 E클래스의 센터페시아와 에어벤트는 외관의 모습과 비슷한 엣지있는 형상으로 주로 직선적인 디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욱이 가운데 위치한 에어벤트는 메탈트림으로 한데 마감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특유의 그릴모양과도 닮은 모습이다. 이렇게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실내 장식이야말로 이전 모델과 가장 구분되는 뉴 E클래스만의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네비게이션과 오디오, 그리고 블루투스 통화까지 통제하는 컨트롤러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에어컨 컨트롤러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또한 S클래스와 동일한 방법으로 조절하는 구성이어서 상당히 간결하고 쉬운 조작감이 큰 장점이다.


뉴 E클래스의 가죽시트는 메르세데스의 모든 모델이 그렇듯이 도어트림에서 조절이 가능하며 운전석과 보조석은 3개까지 메모리 된다. 역시나 메르세데스 벤츠 다운 고품질의 가죽질감이 운전자를 감싸 안으며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형상에서 제공하는 드라이빙 포지션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된다. 전형적인 프리미엄 세단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본적인 것부터 충실한 그들만의 장인정신은 이런 점에서 느낄 수 있다.

Power Unit

이번에 카이슈에서 시승했던 뉴 E클래스는 E300 Elegance 모델로 가솔린 엔진에서는 가장 엔트리 그레이드에 해당한다. 이 위급으로는 E300 Avantgarde와 E350 Avantgarde, E350 Avantgarde 4matic이 존재하며 고성능 버전인 E63 AMG와 E클래스 최초의 쿠페 모델인 E350 Coupe도 존재한다.

시승했던 E300에서 파워를 담당하는 V6 2,996cc 엔진은 최대출력이 231마력 / 6,000rpm 이고 최대토크는 30.1 / 2,500~5,000rpm 을 발휘한다. 역시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V6엔진은 부드럽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출력 표현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E300의 자동변속기는 7단계의 변속비율을 적용하여 어느 속도에서도 효율적인 반응과 기어비가 적용되며 부드러운 변속에서는 변속충격을 전혀 느낄 수 없다. 게다가 ‘블루 이피션시’를 자랑하는 벤츠만의 기술력은 외관의 공기저항계수와 효율적인 변속기의 조합으로 9.2km/l 라는 고 연비를 실현시키며 이전 모델보다 대폭 상승되었다.


Driving

모양이 조금 바뀐 키를 꼽아 넣고 돌리면 절도 있게 나뉘는 감각으로 자동 이그니션이 시작된다. 부드럽게 시작되는 타코미터는 금새 안정을 되찾고 고요한 음색으로 일관한다. 스티어링 컬럼에 붙어있는 셀렉트 레버는 S클래스와 작동방법까지 동일하다. D 레인지로 고정하고 액셀 페달을 밟으면 메르세데스 특유의 무거운 감각이 발끝으로 전해진다. 이 느낌은 메르세데스 모든 라인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느낌인데, 무겁운 액셀 페달의 반응은 마냥 답답하거나 둔한 움직임은 아니다. 과하거나 서툰 액셀링에서도 그 표현 능력이 상당히 정제되어있기 때문에 부드럽고 여유롭게 달려나간다. 동시에 재촉할수록 솔직하게 반응하는 능력에서도 상당한 완성도가 느껴진다.

이전 모델보다 더 가벼워진 뉴 E클래스이지만, E300의 경우엔 결코 넘치는 파워는 아니다. 따라서 시트에 파묻히는 가속력이기 보다 적당하게 밀어주는 파워라고 말할 수 있다. 제원 상에서 나와있는 정지 가속은 시속 100km까지 7.3초가 걸린다. 이 수준이라면 동급의 세단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인 수치이다. 뉴 E클래스에서 새로 추가된 패들 시프트를 작동시키면 7단 변속기의 반응은 부드럽게 통제된다. 다운 시프트 후에 초반 가속부터 중반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꾸준하게 가속되는 맛은 전형적인 E클래스 주행성능을 대표한다. 고속에 이르면 속도계 바늘은 늦어지지만, 기운이 빠져버리는 느낌은 전혀 없다. 더욱이 메르세데스 고유의 고속주행성능은 신형 E클래스에서도 고스란히 잠재되어있다.

뉴 E클래스의 승차감은 역시나 승차감을 위주로 세팅된 느낌이 강하다. 특히 요철에서 느껴지는 잔 진동의 흡수능력은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줄만하다. 덕분에 고속에서 도로 이음새를 지나칠 때 묵직하게 반응하는 모습에서 성숙한 거동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무른 느낌만은 아니다. 독일 차 만의 감성적인 승차감이 분명히 녹아있고, 필자가 느낀 뉴 E클래스의 움직임에는 상당한 강성을 기반으로 한 섀시와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의 조합으로 안정감을 더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신형 E클래스는 Direct Control Suspension이 적용되면서 현재 주행하는 노면의 상황에 따라 댐퍼 압력과 충격 흡수를 조정함으로써 기민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한다. 뉴 E클래스의 브레이크 능력 또한, 탁월하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에서도 한결같이 유지되고 신경질적인 반응은 철저히 배제되어있으며 고속에서 차분히 제동하는 모습은 역시나 수준급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시승 도중에, 한가지 신기한 기능도 맛볼 수 있었다. 이름하여 Attention Assist 기능인데, 이는 센서가 운전자가 조작하는 스티어링 휠 조작의 이상 상태를 감지하여 운전자의 피로나 주의력 저하를 판단하여 계기판 정보창에 커피잔 모양의 경고등을 띄운다. 처음에는 커피잔 경고등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벤츠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최첨단 기술임을 알게 되었다.

Presence

비로소 7년 만에 모습을 바꾼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초의 E클래스 데뷔 때에도 비슷한 파장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어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스타일에 있어서 과거와 비교 할 수 없다. 모델 고유의 특징만 잔잔히 남겨놓았을 뿐 상당히 남성스러운 실내,외 스타일로 쉽게 적응되질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지는 것 같다. 그리고 주행하면 할수록 섬세한 변화가 느껴진다. 상당히 절제되었지만 세련되고 깔끔하다. 그 와중에 스티어링 휠 중앙에 박혀있는 앰블럼을 발견하면 비로소 메르세데스 벤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그 존재감은 결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언제나 그윽한 향기처럼 은은하게 풍겨난다. 그리고 뉴 E클래스가 세그먼트의 중심임을 다시 한번 증명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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