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빠르게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녹아들면서 이를 규제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의 AI법은 이러한 논의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도 자율성과 규제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국내 또한 AI 혁신과 부작용 방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법제와 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1. 글로벌 AI 법제 동향과 핵심 원칙
1) EU AI법의 특징과 교훈
EU AI법은 AI의 위험성을 기준으로 네 가지 등급(최소 위험, 제한된 위험, 고위험, 허용불가 위험)으로 분류하며 주로 고위험 AI와 허용불가 AI에 대한 규제를 강화합니다. 고위험 AI는 보건, 안전, 기본권에 높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포함하며 데이터 품질, 투명성, 안전성 등을 엄격히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 진단 AI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여기에 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위험기반 접근법 :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에 따라 규제 강도를 차별화해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
- 적합성 추정 : 기술 표준을 활용해 AI 시스템의 적합성을 검증하고 기업이 이를 사전에 준수하도록 독려
- 국제적 협력 : AI 기술은 국경을 초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글로벌 정합성과 기술 가치 사슬의 부담 분배를 강조
2) 미국의 자율성 중심 접근법
미국은 기업과 연구기관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동시에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발적 준수와 신뢰 구축을 강조합니다. 미국의 접근법은 혁신을 우선으로 하며 법제화보다는 기술 개발과 책임 공유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 (KISA, 한국인터넷진흥원) EU 인공지능(AI) 윤리 가이드라인 연구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생성형 AI윤리 가이드북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AI) 윤리기준 마련
※ 인공지능 윤리(AI Ethics)란 무엇인가? (개념/사례/가이드라인)
※ (서울디지털재단) 서울시 생성형 AI 윤리 가이드라인
※ 인공지능 윤리(AI Ethics) KISTI Institutional Repository
※ 인공지능(AI)의 학습용 데이터 윤리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
2. 국내 AI 법제의 현재와 과제
1) AI 기술의 특성과 법적 도전
국내의 AI 법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AI의 특성상 다음과 같은 법적 도전 과제가 있습니다
- 불투명성과 신뢰성 문제 : AI 모델, 특히 딥러닝 기반의 생성형 AI는 내부 작동 원리가 블랙박스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결과의 책임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어려움
- 데이터와 윤리적 사용 : AI의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 기술 발전의 속도 : 기술 발전 속도가 규제 프레임워크의 개발 속도를 능가하면서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음
2) 고위험 AI 규제와 신뢰 프레임워크
‘제1회 미래법제 국제포럼’에서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고위험 AI 기술에 대해 비례적이고 종합적인 규제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 위험 평가 기준 수립 : AI 시스템의 사용 목적, 적용 영역, 영향 범위 등을 기준으로 위험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
- 신뢰 프레임워크 구축 : AI 기술이 사회적 가치를 해치지 않도록 자율적인 신뢰 체계를 개발하여 불필요한 규제를
최소화하고 기업이 스스로 투명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도록 유도
3) 컨트롤 타워와 국제 협력
AI 기술은 모든 산업과 사회 영역에 영향을 미치므로 중앙화된 거버넌스와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국내는 강력한 조정 기능을 가진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글로벌 AI 법제와의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보호해야 합니다.
3. IT 기술 관점에서의 AI 법제 발전
AI 법제의 발전은 기술적 혁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IT 기술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요소가 법제 설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1) 기술 표준화
AI 시스템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기술 표준화가 필수적입니다.
- 모델 투명성 : Explainable AI(XAI) 기술을 활용해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시각화하고 설명 가능하도록 설계
- 데이터 품질 보증 : 데이터의 편향성을 방지하고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적합성을 검증하는 프로세스 마련
2) AI 시스템 인증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사전 인증 절차를 도입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시스템을 활용해 시스템과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3) 윤리적 설계
AI 모델 개발 시 윤리적 설계(Ethical AI Design) 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 학습 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차등 개인정보 보호(Differential Privacy) 기술을 적용
4. 국내 AI 법제의 미래
AI 기술의 혁신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윤리적 책임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 산학연 협력 강화 :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협력해 법제 설계와 기술 표준화를 공동으로 추진
- 포괄적 거버넌스 구축 : AI 컨트롤 타워를 설립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법제와의 정합성 확보
- AI 교육과 윤리 확산 : AI 관련 이해 당사자들이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책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강화
AI는 이미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책임 있는 혁신을 실현하며 AI 기술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AI 법제는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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